(시)반갑습니다

번지 작은 주막집

강석구 2004. 2. 1. 16:50


    번지 작은 주막집

    인생의 눈이 가리키며

    삶의 발걸음이 가는 길

    별빛이 멈추는 곳에서

    걸음을 멈추면

    달님이 걸려있는

    번지 작은 주막집 문이 있다

    갈길 없는 나그네 밤이련가

    고독한 손을 꺼내어

    달빛에 손을 적시며 문을 열면

    소리는 미닫이문

    손님은 없고 나 혼자이네

    주인은 연탄불에 마른 김을 구우며

    무엇을 한탄인 양 나에게

    신이 있느냐 말을 물어오기에

    주인이 나에게 술 한 잔 거저 주면

    신은 있는 것이요

    내가 주인에게 거저 술 먹으면

    신은 없는 것이라고 했지

    그리고 다섯 술잔 비울 때쯤

    연인인 듯 한 사람 들어와

    주물 럭 한판에 술이 취하였나

    주인께 하는 말이 얼마냐 묻는데

    주인이 하는 말이 만원이라 말을 하자

    남자는 함께 여자 인상도 안 살피고

    나를 보고 입 꼬리 올리며 짖는 웃음이

    아마도 비싸다고 하는 말인 듯해

    나는 슬며시 건네야 했던 말은

    둘이서 마주앉은 즐거움만으로도

    10만원의 값은 되겠습니다

    그러니 9만원은 벌어 가는 셈이 되네요!

    매화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