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구 2004. 4. 1. 09:40
등록일 : 2003/09/08 19:40:28


*白露



햇볕에 있어도
한풀 더위는 꺾이고
그늘에 있으면
두풀더위 꺾이며
아침 저 녘에는
세풀더위 꺾인다

산 위에서 불던 바람이
가을채소 잎에 내려오고
강가에서 불던 바람이
운동회 연습하는
학생들의 이마에 내려온다

머루빛깔 머릿결에
빨간 댕기 처녀야
연노랑빛 나리꽃을
가을빛 바구니에
빙긋이도 담았네.

안개가 피어오르고
이슬이 피어 내리면
까만 밤은 어디로
이슬 밭에 숨어서
달을 둥둥 띄우네

달빛에 젖어 들리는
낭랑한 저 소리는
풀벌래집 근처에서
꽃잎에 맺힌 白露가
金風에 구르는 소리.



강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