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달이 뜨면
강석구
2022. 2. 14. 17:16
달이 뜨면/ 강 석 구
봄밤 연분홍 달이 뜨면
나는 예쁜 玉 그릇에
청수(淸水)를 담아서
창가 달비침아래에
다정히 놓아둡니다
그러면 달님이
어이 알고 내려와
배시시 웃으며
몸을 담가 주지요
나는 손을 넣고 만져봅니다
달님은 부끄러운 듯
흔들며 몸짓을 합니다
나도 부끄러워 손을 빼면
달님은 물결 몸짓하다가
또다시 나를보고 웃어주지요
달님과 나는 그렇게
부끄럼놀이를 하다가
달님은 졸린 듯
서쪽 창문 모퉁이로
새근새근 잠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