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가을 편지

강석구 2020. 9. 20. 11:51


가을편지

강 석 구


매미 울다간 자리에
고추잠자리 날갯깃이
아침저녁으로 싸늘하다

두꺼비 등 같던
고단한 농부의 손은
달콤한 빛깔로 익어지고

높아만 가는 하늘
그리움 찾아가는 먼 길
하얀 구름 징검다리 띄웠네

천지 사방에 풍년을
家家戶戶 집집이 마다
참새떼 지저귐이 물어 나르고

다람쥐는 알밤을
나는 머루솨 다래를
가을 편지에 가득 적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