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좋은 소식만 전하는 우체부
강석구
2005. 8. 20. 11:48
좋은 소식만 전하는 우체부
유난히도 더운 탓 인지
평소에는 다정하고
늘 다감하던 사람들이
자구만 짜증을 낸다
늘 하던 말과
늘 하던 일들인데
무슨 이유 있는 듯
모두들 짜증을 낸다
주위에 달라진 것은
뜨거운 열기와
구슬 같은 땀뿐인데
자꾸 만들 짜증을 낸다
아마도 비켜 가는 바람 탓인가
비켜서 일하는 노동 때문인가
뜨거운 가슴보다
차가운 가슴이 좋을 것 처럼
대책 없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논산 연무대 훈련소 앞에서
점심을 먹고오다가
마주친 우체부 아저씨
하얀 봉투 속의 사연도 모르는 체
이마에 땀을 손등으로 훔치면서
뜨거운 햇살을 예약이나 한 듯
아무런 저항도 없이 받고 있다
우체부 아저씨나 나나
뜨겁고 힘든 것은 매 일반이지만
우리들이 겪는 이 더운 고통이야
지는 해와 함께 식어가겠지만
하얀 봉투 속의 사연 중에는
식을 줄 모르는 아픈 사연도 있으려니
우리네들이 겪는 고통이야
어찌 힘들다 하리요
바라건대 부디
좋은 소식만 전하는
우체부가 될 수 있도록
하얀 봉투 속에는 늘
기쁘고 즐거운 소식들만 가득해서
살기도 좋은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소
소원하는 바램이 있거들랑
모두다 이루어져서
보고 십은 사람은 볼 수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 있거들랑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어서
뜨거운 햇볕아래 서 있어도
더위도 잊은 체 한 참을 서서
웃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말이다.
매화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