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빈 들을 바라보며

강석구 2006. 1. 17. 13:06


빈 들을 바라보며



신이 주신 울타리 없는 인심 좋은 대지 위에

파란 씨앗을 심어 놓고

낮에는 햇볕에 육체를 태우고

밤에는 별빛 이슬에 젖으며

눈도 코도 뜨지 못 한 채

담으로 범벅이 된 육신을 받쳐

영화가 아닌 작은 행복이꿈이 었을

열매를 가꾸었건만

하늘에서는 무슨 협상이나 하는 듯

남문 닫아놓고 온풍을 막고

북문은 열어놓고 검은 구름 불러들여와

밤에는 별의 꼬리가 잘리는

낮에는 햇빛의 본질이 깨지는

하얀 구름 검은 구름 서로 엉키어

유혈에 젖어붉은 노을 속에서

붉은 띠를 두른 파란 구름 한 점

쌀 개방 통과한 북문으로 들어와

농민의 가슴을 찌르는 칼날 같은 바람에

쌩쌩 울면서 간댕거린다[흔들린다].


그래도 겨울이 해탈 하는 날

저 빈 들에도 젊은 물개구리 울겠지.

매화 강석구

님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