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주름은 인생의 영수증

강석구 2019. 10. 13. 21:57

주름은 인생의 영수증

      강 석 구

파란 하늘에 흰구름 떠가네
목화 익던 고향이 그립습니나
바람은 싸늘히 부니
어머니 울타리가 걱정이 됩니다

세상이 좋아 조석으로
아랫목을 옥장판이 데워 준다지만
울타리를 넘어들어가는
쓸쓸한 찬바람이야
비단 치마인들 막을 수 있으리오

밤마다 꿈속으로
어머니를 찾아는 뵙는데도
떨어진 문풍지는
막아 드리지 못하고 돌아옵니다

날이 밝으면 북풍을 따라 내려가
어머니 얼굴 만져보면
바다같이 깊게 팬 주름 속에
스며든 찬바람이 내 탓인 양
마음 서럽기 한량이 없답니다

밤새도록 누가 이랬을까요
스스로 지어 만든 주름은 아닐진데
자식을 키우고 받은 노고의 대가인가요
인생을 산 대가로 받은 영수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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