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구 2018. 12. 6. 09:14

첫  눈/ 강 석 구

내친구 눈사람



눈이 온다
하얀 첫 눈이
어디에서 누구를
찾아오는 길이기에
새벽부터 일찍도 오네

얼마나 먼데서
오는 길이었으면
온 몸둥이가
흠 벅 젖었을까

안쓰러워 만져보니
아득한 옛 날 내고향
까마득한 어린시절
추억 속에서 만들었던
내 친구 눈사람이
나를 찾아오느라고
깨어지고 찢어졌구나

돌아갈 길도 없을테데
얼마나 애틋한
사랑 찾아 오는 길이기에
목숨 걸고 오는 것일까

난 그저 날마다
그리워만 했을 뿐인데
눈사람도 나를 
못 잊어하였나 보다

걱정 말거라 눈 아
가슴속에 너를 담아서
눈사람으로 만들어
다시 보내줄 테니
부디 잘 가거라
내 친구 눈사람아

그리고 
길바닥에 흘린
너에 땀은
한 동안
너를 그리워하게 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