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산 행기
햇살이 창문을 두드린다.
바람이 살짝 나를 부른다.
구름을 타고 그리움이 온다고
하얀 아침의 언어를
붉은 도시의 봉투에 담아
까치표 우표를 붙여 부처 왔다.
이슬 맺힌 몸짓으로 봉투를 뜯으면
높이. 높이 꿈을 노래하라고
새들은 지저귀고 있으며
멀리멀리 아주 멀리 이상을 펼치라고
바람은 불어 옷깃을 잡아 당긴다.
어젯밤 꿈길로 시선을 하면
날다람쥐 한 마리 쉼표를 찍고 간
놀이공원에서 한 숨을 돌리고
고음으로 솟아오르는 분수대를 지나서
생명의 근원인 뿌리의 저음을 밟으며
봄빛이 잠자는 산등성이를 따라
비둘기 울음소리 구성지게 꺾어 넘는다.
그리움 실은 구름은 가까이 다가오고
바람과 함께 한 햇볕이 건네준 안경을 끼고
눈이 부시도록 보문산 성에 오르면
눈에 들어차는 天地間의 아름다움은
표현하는 내 마음에서 시작된다
松根처럼 줄기줄기 뻗쳐 흐르는
저 많은 사람들은 꿈과 희망을
하늘의 뜻을 빌어 갈망하였고
부와 명예로 喜怒哀樂을 점치지 못했거늘
한나절 눈높이 위에 부질없음이 있는 줄 모르고
무엇을 구하려 가는지 서로 비켜서지 않네.
우주의 섭리가 하나 둘 떠나고
함께 미풍진 자연의 이치만 남은 하늘에
온종일 바라본 내 눈빛으로 붉은
구름이가는 데까지에 있는 그리움에게 마음 전하고
함께 한 풍경들에게 즐거웠다고 인사를 하고
알 수 없는 이치 속으로 나는 분명히 내려간다네.
매화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