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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국이 울면


길국(뻐꾹새)이 울면

강 석 구


어젯밤에는 달빛 아래에서
소쩍소쩍 귀촉도가 울어
내 마음 애닮게 하더니

오늘은 뻐꾹 뻐꾹 길국이 울어
마음이 구름 같아서
먼 산 한 번 힐끗 바라본다

뻐꾸기 울음 끝에
그림자가 서 있는데
누구이면 어떻고
무엇이면 어떠하리

순간의 그리움이
달래지는 뜻이 된다면
돌멩이면 어떻고
풀뿌리면 어떤가

그리움에 한눈파는
내 눈길을 가져가 주면
그대인 양 하루를 지낼 수 있어

그대를 마음에 품었으니
내 몸뚱이는 그대 그림자요
그대가 내 마음에 품겼(안겼)으니
그대는 내 마음의 그림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