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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 길은

이별한 길은

강 석 구


나 몰래 왔다가 가는 외로움이야
막을 수 없다지만
그리움을 찾아서 떠난
생각에 외로움을
가져오게는 못하네

아무리 갈고 닦았어도
빛나지 않는 길이 있다면
이별한 사랑의 길이 될까?

처음 사랑의 길은
무지갯빛 같은
아름다움에 취하여
황홀경에 빠져 걷지만

이별 후의 길은
마른 장마
가뭄 꽃밭처럼
갈라 터져 찢어지고
가쁜 숨결이 죽을 지경이므로

전설의 고향을 보고 난 후에
홀로 산길을 넘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 무섭다

그래서 몸은 문 없는 인생이고
마음은 구멍 뚫린 창문이라
밤마다 달빛이 스며들어온다.